원형탈모는 어느날 갑자기 발병하게 되며, 상당히 빠진 다음에야 발견하게 되므로,
상당히 당황되며, 불안해지는 질환이다.
또한 원형탈모는 유전성 탈모와는 달리, 질환성 탈모로, 적절한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유전성 탈모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앞으로의 경과가 어느 정도 예상되지만,
원형탈모는 예후가 다양하며, 사람마다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원형탈모의 유병률은 0.2% 정도이며, 일생동안 1.7%에서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령별, 성별, 민족별, 인종별 발생빈도의 차이가 없으며,
원형탈모의 근본적 치료는 아직 없으며, 완화요법만 존재한다.
또한 개개인마다 치료약제에 대한 의학적 반응이 달라서, 치료 예후를 평가하기도 어렵다.
대략 70-80% 정도의 단발성 원형탈모는 4-8개월 사이에 자연스런 호전을 보이기도 하지만,
20% 정도에서는 다발성, 진행성으로 심해지며,
5% 정도에서는 전두탈모, 전신탈모, 사행성탈모 등 난치성으로 악화되기도 하는
다양한 예후경과를 보인다.
원형탈모는 비반흔성 만성 염증성 질환(흉터를 동반하지 않는 만성 염증)에 속하며,
현재까지의 연구로는, 자가면역질환이 주된 병리기전이며,
자가면역질환 중 CD4+ T-cell 중 Th1 cytokines 매개성 장기 특이성 자가면역 질환으로 생각된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쉽게 표현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 몸에는 군인, 경찰의 역할에 해당하는 면역세포가 있어서,
적군(세균, 바이러스, 이종단백질 등)을 공격하여,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면역세포의 필수 기능 중에서 피아식별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적군을 아군과 구별할 수 있어야
아군 보호, 적군 공격이라는 선별적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가면역질환에서는 어떠한 이유로,
면역세포 중 일부가 피아식별 능력에 혼란이 생겨서,
우리 몸의 특정 장기를 적군으로 오인하고,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인 것이다.
비유하자면, 군인과 경찰이 일반인을 공격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원형탈모도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우리 몸의 면역계가 모근과 모낭의 단백질 등을 적군으로 오인하여 공격해 탈모가 일어나는 질환성 탈모이다.
그런데, 면역계가 이런 피아식별 능력의 혼란을 가져오는 근본적 원인은 매우 다양해서,
원형탈모의 치료에서도 한 가지의 치료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며,
정확한 원인분석, 체질분석, 개인적 특이소견 등을 잘 파악해서
개개인마다 맞는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이 원형탈모이다.
면역계의 혼란이 야기되는 원인으로는 정신적 스트레스, 유전인자(10% 정도의 가족력),
국소감염, 내분비 장애, 신경 병변(모낭주의 신경), 혈관장애, 성격적 인자 등이 제시되고 있다.
흔히 “열받아서 머리 뚜껑 열린다”는 표현처럼,
심리적으로 화가 쌓이거나,
화가 누적되거나,
화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만 상한 경우에 부분적으로 뚜껑이 열리듯이 탈모가 일어나는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다.
특히 내성적이고, 유약하고, 감정 표현이 부족한 성격에서 호발하는 경향이 있다.
혹은 외향적 성격이라도 감정 표현을 하기 어려운 환경에 노출된 경우에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원형탈모의 치료에서는 단순히 머리카락이 빠진 탈모반 부위만 치료하기 보다는,
이런 여러 요인을 감안해서,
면역계의 혼란이 야기된 몸과 마음을 정체적 관점으로 모두 보고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원형탈모가 일어날 수 있는 체질적 소인, 성격적 인자, 내부 장기의 건강과 균형 여부 등에 오히려 더 초점을 맞추고 치료하며,
울화의 해소와 면역학적 관용기전을 통해 면역계의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다양한 치료를 시행한다.
원형탈모의 70-80%는 자연스런 호전을 보이므로, 너무 걱정할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20% 정도에서는 재발, 악화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형탈모에서는 적절한 평가와 적합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모본네트워크 가로세로한의원 원장 심우진